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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상도 사투리 '-노'와 '-나', 뭐가 다를까

3분40대개발자

‘머하노’와 ‘머하나’. 둘 다 경상도 말이지만 서로 바꿔 쓸 수 없습니다. 규칙이 있고, 어기면 경상도 사람은 한 음절 만에 알아챕니다.

규칙은 한 줄입니다

의문사가 있으면 ‘-노’, 예·아니오로 답하는 질문이면 ‘-나’를 씁니다. 의문사란 뭐·누구·어디·언제·왜·어떻게처럼 구체적인 답을 요구하는 말입니다.

문장어미왜
밥 뭐 뭇노?-노‘뭐’라는 의문사가 있음 → 무엇을 먹었는지 답해야 함
밥 뭇나?-나먹었다·안 먹었다로 답이 끝남
니 어디 가노?-노‘어디’ → 장소를 답해야 함
니 가나?-나간다·안 간다로 답이 끝남
와 그라노?-노‘와(왜)’ → 이유를 답해야 함

그래서 “밥 뭇노?”는 어색합니다.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를 묻는 문장에 설명을 요구하는 어미가 붙었기 때문입니다. 반대로 “니 어디 가나?”도 어색합니다. ‘어디’라고 물어놓고 예·아니오를 요구한 꼴이 됩니다.

표준어가 잃어버린 구분입니다

이 구분은 경상도에서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중세국어에 있던 문법입니다. 옛 한국어는 의문문을 두 종류로 나누고 어미를 다르게 붙였습니다. 예·아니오를 묻는 판정의문문에는 ‘-가’ 계열을,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하는 설명의문문에는 ‘-고’ 계열을 썼습니다.

표준어는 이 대립을 잃고 ‘-니’, ‘-냐’ 하나로 합쳐졌습니다. 경상방언은 그 구분을 ‘-나 / -노’ 형태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. 사투리가 표준어보다 옛 문법을 더 많이 간직한 사례입니다.

명사 뒤에서는 '-가'와 '-고'로

같은 대립이 명사 뒤에서도 그대로 나타납니다. 이때는 ‘-나/-노’가 아니라 원형에 가까운 ‘-가/-고’가 붙습니다.

‘-나/-노’와 ‘-가/-고’가 같은 규칙으로 움직인다는 점이 중요합니다. 두 벌의 어미가 아니라 하나의 문법이 동사와 명사에서 각각 다른 옷을 입은 것입니다.

자주 틀리는 지점

가장 흔한 실수는 ‘-노’를 아무 데나 붙이는 것입니다. 온라인에서 이 어미가 유행처럼 쓰이면서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도 그대로 달리는 경우가 많아졌는데, 실제 화자에게는 문법이 어긋난 문장으로 들립니다.

다만 실제 대화에서는 억양이 규칙을 덮기도 합니다. 끝을 올리면 되묻는 말이 되고, 같은 ‘-노’라도 짧게 끊으면 나무라는 어감이 붙습니다. “머라카노”가 문맥에 따라 “뭐라고 했어?”도 되고 “무슨 소리야”도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

직접 확인해 보세요

어미 규칙을 알아도 어휘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. 단디·억수로·정구지·천지빼까리처럼 뜻을 모르면 문장 전체가 막히는 단어들이 있습니다.

Gyeongsang Quiz실제 경상도 표현 15문제로 확인해 보세요. 모든 문항에 한 줄 해설이 붙어 있습니다.